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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인형의 집 Part 2’
140년 전엔 아내가 자아를 찾아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간다는 설정 만으로도 관객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1879년 초연한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1828~1906)의 희곡 ‘인형의 집’ 주인공 노라 헬메르가 그랬다. 노라는 아내와 어머니의 의무에 치이는 대신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문을 박차고 나갔다. 오늘도 수많은 여성이 문을 노려보며 고민한다.
미국 극작가 루카스 네이스는 질문을 던졌다. “노라가 집을 나간 뒤,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 그 물음에서 출발해 ‘인형의 집’을 변주한 ‘인형의 집 Part 2’를 썼다. 네이스는 노라가 불행해지고 말았을 거라는 가부장적 상상을 거부했다. 집을 나간 노라는 작가로 성공한다. 돈도 잘 벌고 연하의 애인과 연애도 한다.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1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